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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2013.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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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3.26 11:14 3,39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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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서 재배한 배추 情을 버무리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2013-12-11 07:56:58

칠곡 양지마을서 사랑의 김장담그기 행사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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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을정취가 남아있던 지난달 23일 칠곡군 동명면 구덕리 양지마을의 ‘양지바른 텃밭’ 하우스.

고무장갑을 끼고 앞치마를 두른 100여 명으로 하우스 안이 북적댔다. 아이와 주부들은 절인 배추에 양념을 버무리느라 정신이 없고, 아빠들은 절인 배추를 나르고 버무린 김치를 포장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부부, 데이트족, 엄마와 딸 등 각기 다른 모습의 커플이지만 사랑을 버무리는 마음 하나는 똑같아 보였다. 하우스 안이 그야말로 사랑의 열기로 가득찼다.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김장 담그기 행사는 협동조합 농부장터(대표 김기수), 동명치유농업인회(회장 조용헌)가 주관·주최했다. 농부장터에서 사랑나눔 기부티켓을 판매한 기금과 양지바른 텃밭에서 텃밭 가족들이 농사지은 농산물, 그리고 여러 단체에서 기부한 김장 물품으로 모두 300포기 김치를 담갔다. 이 김치는 강북지역의 다문화가족과 소년소녀가장, 홀몸 노인 등 30여 가구에 10~20㎏씩 전달된다.

김장에 사용된 배추 300포기는 양지마을 텃밭에서 1년 동안 농사지은 배추를 거두어 하우스에서 절인 것이다. 대구시 북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자원봉사자들은 농부장터에 모여 무채를 썰고 양념소를 미리 만들어 두었다.

두 시간 만에 김장이 끝나자 하우스 안은 작은 공연홀로 바뀌었다. 색소폰·국악 등 공연이 이어지면서 어울림 한마당을 연출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텃밭에서 아빠들이 구덩이를 파 장작불 불씨를 만들어 둔 곳에서 고구마를 구워 먹으며 해가 질 때까지 주말을 즐겼다.

엄마 남정숙씨와 함께 참여해 처음 김치를 만들어봤다는 지민경양(동평초등 2년)은 “김치에서 사탕 냄새가 자꾸 나요. 아마도 사랑의 김치여서 그런 것이겠죠”라며 앞섶에 양념을 묻힌 채로 봉사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한편 협동조합 농부장터와 동명치유농업인회는 그동안 텃밭운영, 농촌체험, 우리집 간장독 갖기, 도농교류한마당잔치, 로컬푸드, 안전한 먹거리 등 다양한 교육문화프로그램을 운영, 도시와 농촌이 만나는 공동체 사업을 해왔다. 또한 친환경 먹거리의 안정적 생산·공급과 집단 공동구매를 통해 사람과 사람을 잇고,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여 살기 좋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김기수 농부장터 대표는 “대구에서 가까우면서 자연환경도 좋은 이곳 양지마을과 송림지, 도덕암, 가산산성 등 역사와 문화가 있는 장소를 연결해 도시인을 위한 치유밸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조경희 시민기자 ilikelak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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